팔자소관
이날치 밴드’는 걸출한 소리꾼 넷에다 베이스 기타 둘에 드럼이 합세한 퓨전 밴드다. 징글징글한 역병의 세월을 그나마 버티게 해준 ‘국뽕 열풍’에 한 바가지 기름을 더해준 그들의 히트곡 ‘범 내려온다’는 알다시피 의 한 토막을 달군 것이다. 간을 구하러 육지에 올라오느라 기진맥진한 자라가 토끼를 발견하고 ‘토(兔) 선생’을 부른다는 것이 발음이 헛나와 ‘호(虎) 선생’이라 소리치는 통에 에나 ‘범’이 내려온다는 살 떨리는 장면을 코믹하게 묘사한 노래다. 제 간 정도는 꺼냈다 넣기를 일 같잖게 할 수 있는 양 허풍을 떠는 토선생과 능란한 모사꾼 별주부가 벌이는 포복절도할 이야기의 그 토끼가 주인공 노릇 하는 묘년(癸卯年)이다. ‘계묘년’은 역사 속에 이렇다 할 굵직한 사건이 없어 그런지 낯선 간지다. 태양력..
2023.01.10